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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포스팅에서 초등학교 1학년을 뒤돌아보며 엄마로서 잘해왔던 점을 이야기해봤다면,

이번에는 후회되는 점을 한번 곱씹어보려고 해요.

사실 글쎄요, 전 뭐랄까 어떤 걸 내가 잘 못했지?라는 생각을 해보니 크게 불만없이 만족할만한 초등학교 1학년 생활을 한 것 같은데요.

다만 좀 아쉬웠던 것은 친구들 관계인 것 같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이가 셔틀을 타고 학교에 가야하고, 그 학교에 다니는 학생이 우리 아파트 단지에서는 우리 애 한명에 불과해

하교후에 놀만한 동네 친구가 없다는 점이 은근 신경이 쓰이더라구요.

특히 요즘처럼 추운 날에는 놀이터에 애들이 없긴 하지만 날씨가 좋아지면 놀이터에 애들이 북적북적하는데

그 안에서 아이와 마음 터놓고 놀만한 친구가 없다는 것이 매번 놀이터 나가 볼때마다 아쉬운 마음이 듭니다.


그러나..어쩌면 이러한 친구문제는 꼭 아이가 먼 학교를 다녀서의 문제는 아닌 것 같단 생각이 들구요.

보통 저학년때 친구는 엄마가 엮어주는 경우가 많은데 제가 그런 오지랍은 없어서 아이에게 친구를 못만들어줬나 싶은 생각도 듭니다.

그래서 어쩌면 집에서 공부하고 책보고 혼자 노는 것이 익숙해질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들었다는 점도 인정하고 있구요.


가끔 아이가 또래와 어울리는 갈증이 있을땐 니가 나가서 아이들을 사겨봐라 하는 마음으로 놀이터에 풀어놨던 것 같아요.

그럴땐 멀찌감치 아이를 보면서 크게 개입하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괜찮은 언니 오빠들, 또는 또래가 있으면 어울려 놀기도 했구요.

그렇지 않고 잘 안껴주는 무리가 있을땐 지풀에 지쳐 저에게 돌아오기도 했었네요.




학교 친구들의 경우 워낙 다양한 동네에서 오는 친구들이 많아 따로 시간을 내서 놀 수 있는 분위기는 아니었습니다.

학교 특성상 맞벌이 부모가 많아 주말 이외엔 따로 만날 수 있는 시간도 없었구요.

반 분위기 자체가 삼삼오오 모일 수는 있겠지만 반 전체가 다 같이 모여 놀자~라고 하는 분위기도 아니었던터라

그 부분에 대해서는 살짝 아쉽다는 생각 반, 오히려 잘됐다는 생각 반이구요.


아이는 나름 자신의 욕구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활용했는데요.

예를들면 학교에 있을때 쉬는 시간이나 급식 이후 시간을 아이들과 함께 운동장에 나가서 논다거나 하는 식으로

친구들과 어울려 노는 욕구를 분출시켰구요.

때로는 사촌동생들과 놀면서 또래와의 놀이의 욕구를 해소했습니다.


2학년이 된 지금은 글쎄요. 가끔 피아노 다녀오다 놀이터에 아는 친구던 모르던 친구던 동생이던 언니들이던

사람만 있으면 어떻게 해서든 어울려 놀려고 하는 노력은 계속하고 있구요.

같이 어울려 놀 수 있으면 하루에 30~40분 정도 놀이터에서 놀다 들어옵니다.

이제 좀 커서 아이를 따라다니면서 관찰까지 할 필요는 없더라구요.


그 대신 주말에 가족 모두 자전거를 타거나 걸으면서 야외활동하구요.

이렇게 놀고 싶고 체험하기 좋아하는 아이이다 보니 주말에도 아이가 행복해 할만한 체험으로 왠만하면 스케쥴을 짜려고 노력했습니다.


그 중 하나가 작년 하반기에 참여했던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6주 수업이었습니다.

토요일 오전을 몽창 투자해야 했던 수업이었지만 다양한 친구들과 연극을 통해 어울릴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됐었구요.

그 외에도 저렴한 문화센터 프로그램이 있으면 등록했으며, 승마수업도 주말마다 꾸준히 다녀왔습니다.

그렇게 토요일을 바쁘게 보내다보니 일요일은 자연스럽게 집에서 딩굴거리고 하고 싶은 것 하고

평일에는 공부와 혼자 놀기, 가끔은 엄마와 놀기를 통해 대략의 놀이욕구를 해소하고 있네요.



2학년이 된 지금...글쎄요. 이걸 엄마가 나서서 해결해줄수는 없을 듯 하구요.

좀더 고학년이 되서 자기 스스로 친구를 만나고 놀 수 있는 수준이 될때까진 매년 고민되는 부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래도 아이가 적응한 듯 싶고 이부분에 크게 신경쓰지 않고 학교에서 충분히 아이들과 교류를 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는 터라

많이 힘들어하진 않을 것 같단 생각이 듭니다.

이번 2학년 반 분위기가 어떤지는 아직 파악이 안되나 3월 말 진행되는 학부모 회의에 가면 뭔가 새로운 인맥이 형성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뭐 엄마인 제가 아빠가 친구가 되어주고 놀아주면서 그 욕구를 어느정도 해소해 줘야겠죠.

베스트는 아니지만 최선이란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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